오늘도 엄마로 살게 해줘서 고마워 아가

오늘도 엄마로 살게 해줘서 고마워 아가

[적응이 필요해]

너를 만난 후 거울 앞에 선다는 게 겁이 나기도 해.

후줄근한 옷 차림.

수면 부족 덕분에 두 눈엔 팬더 DNA 장착.

눈치 보며 가는 화장실에 변비는 덤.

붓기라고 우기고 싶은 임신, 출산 흔적 가득한 뱃살 튜브.

거울 속 어색한 내 모습에 한번씩 우울 하기도 하지만,

이 모든 게 너와의 만남으로 생긴 선물들 같아서,

속상한 마음 보 단 괜찮은 마음이 더 커.


[조금씩 변신 중]

낯가림 심하고, 숙맥이던 내가

처음 본 낯선 이에게 스스럼없이 대화의 물꼬를 트고,

입에 맞지 않는 음식에는 손도 대지 않던 내가

생존을 위해 닥치는 대로 입에 넣고 보고,

계절과 날씨에 상관없이 유행은 포기하지 못 했던 내가

출처 따위 알 수 없는 옷을 교복처럼 입고,

미용실을 분기별로 다녔던 내가

정수리까지 올려 묶은 머리에 만족하고,

형형색색의 색조 화장품들은 생사도 모른 채 먼지만 쌓여 간다.

이 걸 다 감수할 만큼 너가 너무 소중 해서

너의 작은 몸짓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스며들 듯 너의 세상에 날 맞추어 간다.



[육아 퇴근 후]

또 다시 오지 않을 우리의 하루를 추억상자에 담아 두고,

어느새 어스름한 달빛이 창문을 두드리면

일정하게 새근대는 너의 숨소리가 내 귓가를 간지럽힌다.

고요해진 집엔 적막이 가득 하지만,

여기 저기 흩어진 너의 흔적들을 찾아 반성하는 마음과 함께 재정비를 시작한다.

‘이놈 해서 미안해.’

‘도깨비 아저씨 소환해서 미안해’

그래도 엄마는 있지.

‘엄마의 오늘에 너가 있어서 행복해

오늘도 엄마로 살게 해 줘서 너무 고마워 아가.”


[갖고 싶다 엄마의 능력]

될 수 있을 줄 알았다.

정리정돈, 청소의 달인

모르는 게 없는 지식인

두려울 것도 무서울 것도 겁날 것도 없는

어떤 일이든지 척척 해내는 만능 해결사.

잘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뚝딱 차려내는 밥상

정성 가득한 남편 내조

흔들림 없는 육아.

엄마가 되면 이만큼의 능력이 그냥 생기는 줄 알았다.

내 엄마처럼.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능력이라는 걸

쉽게 얻을 수 없는 능력이라는 걸

내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었던 시절이 있었다는 걸

엄마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주부 불변의 법칙]

내가 안 만들면, 세상 맛집

반찬 나눠 주는 사람, 착한 사람

주방 파업은, 최고의 선물

저녁 메뉴는, 매일이 숙제

인터넷 핫 딜은, 사랑

마트 할인행사 알림은, 필수

삼삼오오 모여 떠드는 수다는, 휴식

회식 연락엔, 내적 댄스

일탈하고 싶을 땐, 밤 외출

주방 퇴근 후 맥주 한 캔은, 나에게 주는 보상

주부 세계에만 존재하는

영원히 깨지지 않을 법칙.


오늘도 엄마로 살게 해줘서 고마워 아가



<옷이날개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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