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열심히 커준 너에게 고마움을 담아본다

<조금만 천천히>
깊은 밤, 꿈나라 요정과 놀고 있을 너의 모습이 궁금해져 들여다본 방.
새근히 자고 있는 너의 옆에 슬며시 자리를 잡았다.
살포시 잡아 본 너의 손과 발.
조막만한 손으로 호기심을 찾고,
통통한 발로 모험을 하러 다니느라
하루 종일 제일 바쁘게 움직이는 너.
널 처음 만나던 순간이 아직도 선명한데,
시간을 앞지르듯 훌쩍 커버렸구나.
기특함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늦은 밤.
엄마는 오늘도 열심히 커준 너에게 고마움을 담아본다.
<너와 만들어가는 시간>
잊고 지내던 추억을 들추어 봤다.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진 않은데,
그 속엔 지금과는 다른, 조금은 낯선 모습의 너가 있다.
무심코 흘려버린 너의 시간들 속엔
나의 젊음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서로를 알아가던 시간들.
서로가 편안 해지던 시간들.
그 시간들이 모여 지금의 우리가 되었다.

<잠드는 순간까지>
요즘 엄마가 잠들기 전에 꼭 하는 일이 있어.
바로 너의 하루를 들여다보는 일이야.
같은 듯 다른, 어제의 너와 오늘의 너를 보다 보면,
입꼬리가 내려오질 않아.
오롯이 너의 시간에 집중할 수 있는 지금이
엄마에겐 너무 소중한 순간이야.
그래서 매일이 잠들기 아쉬운 밤이야.
<육아 권태기>
내 맘처럼 되지 않는 육아에 주저 앉고 싶을 때.
아무것도 모르는 너는 너의 방식대로 나를 찾지만,
지칠 대로 지쳐버린 난 외면하고 싶은 날도 있었다.
엉금엉금 기어와 돌아누운 나의 넓은 등을 두드리며 활짝 웃는 너를
밀어내지 못 해 품어주고는 이내 후회를 한다.
품안에서 평온하게 잠든 너를 내려다보며 작게 중얼거린다.
‘엄마, 잠깐만 힘들어 하고, 금방 웃어 볼 게.’
육아 때문에 힘들어도 육아 덕분에 웃는다.
<전우조>
아침이 밝아오면 햇살 가득 머금은 너의 미소가 날 반기고,
포근한 이불에 얼굴을 묻은 너가, 나를 부르면,
우리는 한 팀이 되어
어지르고 치우고를 반복하고,
잡기 놀이를 반복하며,
먹이고 씻기기를 반복하다 하루를 마감하겠지.
물먹은 솜 마냥 몸이 늘어져도,
너로 인해 숨 가쁜 하루를 살아도,
엄마로 사는 오늘이 내가 제일 반짝이는 순간이야.
<옷이날개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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