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소유권 분쟁은 언제쯤 끝이 나려나

장난감 소유권 분쟁은 언제쯤 끝이 나려나

“내 거야!!! 내 거라고!!”

“오빠 나빠! 봄이 거야!!”

“안돼! 내 거 만지지 마!”

“으아앙, 엄마아아아”     

오늘의 소유권 분쟁은 블록에서 시작되었다.

네모 블록 하나를 더 갖겠다고 아침부터 두 아이가 싸우기 시작했다. 내 눈에는 고작 블록 하나이지만, 이 순간 두 아이에게는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장난감 일 것이다. 서로 자기 거라고 우기며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하면 그 블록의 소유주가 정해지기 전까지는 싸움이 끝나지 않는다.      

“둘 다 그만. 싸우면 더 이상 이 블록은 가지고 놀 수 없어! 엄마가 블록 다 치워버릴 거야.”

“으아앙, 엄마 안 돼!! 엄마 나빠!!”

“너희 둘이 자꾸 싸우니 어쩔 수 없어. 안 싸우고 가지고 놀 수 있는 친구한테 가져다줘야겠네!”     

유치한 엄포를 놓아도 오직 블록에 시선이 고정된 두 아이의 귀에는 소귀에 경 읽기나 다름없다. 그걸 알면서도 나도 화가 나서 같이 큰소리를 냈을 뿐이다. 내가 엄포를 놓을수록 아이들은 더 크게 울며 자기 얘기만 들어놓는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두 아이의 이야기를 고루 들어주는 수밖에 해결책이 없다는 것을 안다.      

“알았으니까, 둘 다 앉아봐. 사랑이부터 말해봐. 왜 싸운 거야?”

“엄마, 이 블록을 내가 먼저 잡았거든? 그런데 봄이가 자꾸 뺏어가.”

“봄아, 오빠 블록을 뺏었어?”

“봄이 거야!!”     

나름대로 논리를 지닌 첫째와 아무 논리가 없는 둘째를 함께 앉혀 놓고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 무의미한 일이다. 그래도 그런 절차를 거쳐야만 두 아이 모두 잠시 블록을 내려놓고 마음을 진정할 시간을 벌 수 있다.   

조잘조잘 자신의 억울함과 속상함을 토로하는 첫째의 이야기와 둘째의 어설픈 말들을 조합해 상황을 짐작해보았다. 둘째가 먼저 블록 놀이를 하고 있었고, 그것을 보던 첫째는 자기도 하겠다며 자리를 잡고 앉아서는 둘째 옆에 놓여 있던 블록을 가져간 모양이었다. 첫째 입장에서는 자기의 손에 먼저 쥐어졌으니 자기 것이었고, 둘째 입장에서는 자신이 가지고 놀려고 모아두었으니 자기 것이었다. 블록은 모두 함께 가지고 노는 거라는 합의가 있었지만, 누군가 먼저 가지고 놀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아이가 끼어들면 그런 합의 따위는 공중분해되기 일쑤였다.      

“누구 한 사람이 양보를 하는 수밖에 없어. 지금 둘 다 이 블록 하나 때문에 속이 상한데, 한 사람이 양보하지 않으면 이 블록은 엄마가 가져가는 수밖에 없어. 함께 즐겁게 가지고 놀려고 엄마랑 아빠가 사준 건데 이걸로 싸우기만 하면 갖고 놀 수 없는 거야.”     

두 아이 중 한 명이 양보를 하면 그나마 평화롭게 상황이 마무리될 텐데, 오늘은 두 아이 모두 양보할 수 없다고 버티고 나섰다. 결국 두 아이를 모두 울리고, 그 블록은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올려두는 것으로 상황을 종료시켰다.      

요즘 우리 집에는 그런 일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난다. 블록 하나, 동물 모형 하나, 공룡 장난감 하나, 심지어는 색종이 조각까지, 한 번 시작된 소유권 분쟁은 꼬리의 꼬리를 물고 끝도 없이 이어진다. 24개월이 된 둘째는 발달 단계상 자기 것과 남의 것을 구분하고, 자기 것을 지키려는 소유욕이 한창 폭발할 시기이다. 다섯 살이 된 첫째는 첫째대로 모두 다 자기 것이던 시기를 지나 하나부터 열까지 동생과 공유하게 되는 상황을 요즘 들어 유난히 견디기 힘들어한다. 그렇다 보니 둘이서 알콩달콩 잘 놀 때도 많지만, 한 번 ‘내 거야’가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이 일이 커지곤 한다.     

두 아이의 소유물을 정확하게 구분해주고, 각자의 물건에 이름표도 붙여줘 보았다. 함께 가지고 놀아야 할 장난감들은 미리 설명해주기도 했고, 우리는 한 공간을 함께 쓰는 가족이기 때문에 서로의 물건을 만져볼 수도 있다고 이야기해주기도 했다. 자기 장난감이라도 자기가 가지고 놀지 않을 때는 동생이나 오빠에게 빌려주고 양보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그때 아이들은 충분히 이해하는 듯했고, 대견할 정도로 서로에게 장난감을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순간일 뿐, 대부분의 날에는 정말 1분에 한 번씩 다른 장난감으로 싸워대는 통에 그걸 말리다 진이 다 빠지기 일쑤였다.      

같이 화내고 소리 질러서 해결될 일이 아닌데도 끊임없이 소유권을 다투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속이 상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아이들이 다투는 것 자체보다 더 속이 상했던 것은, 점점 더 자기 물건에 집착하기 시작한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아이들은 애당초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해 자기 가방에 장난감을 넣어두기도 하고, 서로가 손댈 수 없는 곳에 숨기기도 했다. 발달 단계상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르는데, 물건에 집착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마냥 예쁘게만 보이지는 않았다.    

어떻게 하면 두 아이가 한 공간에서 시간과 물건을 공유하며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까. 정말 큰마음을 먹고 모든 장난감을 치워버릴까 생각해본 적도 여러 번 있다. 아무것도 없다면, 다툴 일도 현저히 줄어들지 않을까 기대도 해보았다. 하지만 그러기엔 애착 물건에 가까운 장난감들이 이미 너무 많았다. 단번에 모든 것을 내 마음대로 없앴을 때 아이들이 받을 상처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일 것 같았다. 서로의 물건에 절대로 손을 대지 못하게 하면서, 더불어 엄마 아빠 물건에도 손을 대지 못하게 해 볼까 생각도 해보았다. 그러나 그것도 말이 통하는 첫째에게나 먹힐 방법이지, 둘째에게는 먹히지 않을 방법이었다.    

아이들의 소유권 분쟁을 깔끔히 해결할 만한 답을 여전히 찾지 못한 채, 오늘도 우리 집은 ‘내 거야’ 전쟁 중이다. 산 너머 산이라더니, 아이들을 키우며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다음 문제가 또 그 문제를 해결하면 다시 다음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한다. 이 과정을, 이 시간을 잘 넘겨 가면 조금 더 나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조금 더 성장한 아이들과 마주할 수 있을까.      

장난감 소유권 분쟁은 언제쯤 끝이 나려나 by 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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