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방지축 꼬맹이가 불쑥 큰 모습에 심장이 쿵 하고 내려 앉는다

<서프라이즈>
기다리고 기다리던 수많은 날 들.
모든 이유가 날 향하는 것만 같아 혼자 삭혔던 눈물.
수십 번을 겪어도 매순간 적응하기 힘들었던 현실.
격려와 위로도 달래 지지 않던 마음.
눈 앞에 포기가 보이던 그 순간!
기적처럼 나 에게도 두줄이 생겼다.
혼자만의 비밀로 아무도 모르게,
준비하고 있었을 너의 이벤트.
애타던 마음이, 애정의 마음으로 변했던 그날.
너의 서프라이즈는 성공적이었고, 난 주저앉아 펑펑 울었다.
‘엄마,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퇴사의 꿈>
출근을 알리는 알람이 울린다.
여유로운 아침이지만,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
모닝 커피 홀짝이며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업무는 시작되었다.
깜박이 없는 업무량에 넋을 잃고,
영혼마저 가출해 버릴 것 같지만,
언제나 그렇듯,
한결 같이 해맑으신 나의 상사를 보며
또 다시 퇴사의 꿈을 접는다.
‘귀여우니 봐준다.’



<심쿵>
천방지축 물, 불 못 가리던 꼬맹이가
‘내가 할 게’ 말이 자연스러워진 게
‘나 이제 아기 아니야’ 라고 하는 것 같아
왠지 모를 섭섭함이 몰려온다.
작은 일에도 도와준다고 방방 뜨는 모습이
너무 설레어 보여 거절할 수도 없다.
하나하나 배워가는 게 당연 하지만,
불쑥 큰 모습에 심장이 쿵 내려 앉는다.
‘아가, 언제 이만큼 커버린 거니’
<반성>
길어지는 기싸움에 순간의 감정을 누르지 못 하고,
소리를 지르고, 매를 들었다.
너는 아프고 서러워서 울었고,
나는 마음이 쓰라려서 울었다.
밤 새도록 미안함을 붙들고,
잠 못들 걸 알면서도
감정에 휩쓸려 버린 나에게 화가 났다.
눈물 머금고 잠든 너를 보며,
엄마의 자격을 운운한다.
반성의 밤은 야속하게도,
한없이, 더디게 흐른다.


